[경일춘추]내가 생각하는 여행관
[경일춘추]내가 생각하는 여행관
  • 경남일보
  • 승인 2024.08.01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채영 마루문학 발행인
안채영 마루문학 발행인


새로운 곳으로 가서 그곳의 관광 명소와 맛집, 특산물·품을 찾아본다. 여행의 본 맛은 뭐니뭐니해도 현지인들의 생활을 직접 느끼고 겪어보는 것이다. 여행지의 분위기와 특성을 강렬하게 느끼고 경험하며 지역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생경함과 흥미로움은 추억이 되고 행복의 씨가 되어 두고두고 남게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운영하는 등대길 101 카페는 이러한 여행을 제공하는 공급자인 셈이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요즘 카페 앞에 텐트가 쳐져 있다. 공연을 위한 곳이라는 작은 간판이 있지만 무색하다. 현수막엔 캠핑장비 대여와 장소 대여, 공연 문의 등 문구도 보인다. 캠핑카가 5대나 주차돼 있고 조명을 켠 몇개의 텐트도 있어 인적이 느껴진다. 여행지의 밤을 만끽 중이리라. 혹여, 음료 한 잔 팔아주려나 싶어 뭐라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삼킬 뿐이다.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겠다하면 애써 대인배 다운 미소로 응해준다. 관세음보살 아멘 땅신 용왕님 천지신명님 죄다 불러 마음을 다스리고 있지만 내가 옹졸한지 몰라도 솔직히 불편하다.

몇 달 전 지인과 사량도엘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즐비한 횟집을 쭉 둘러봤다. 바로 앞 공원에는 대형버스에서 무언가를 내리느라 왁자지끌하며 공원은 활기찼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분주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넓은 횟집엔 우리 말고는 없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끝내 손님은 들어오지 않았다. 맛있게 먹고 주인장에게 물어 보았다.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왜 이렇게 없냐”고 말이다. “아이고 말도 마이소 마, 요새 사람들은 죄다 바리바리 싸가 오는 바람에 이쪽이 다 텅텅 빈기라요. 고마 언성시럽십니더예” 가게 주인의 목소리엔 원망이 녹아있었다. “아무리 알뜰살뜰한 것도 좋지만 그래도 놀러 옴시로 우찌 돈 한 푼도 안 쓰고 갈라카는고 마, 돈 쌓아놓고 저승갈 때 갖고 갈라꼬 하는갑지예” 뒷 맛이 씁쓸했다. 현지의 바가지 상흔근절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여행 오는 사람의 알뜰살뜰도 문제라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일본 교토나 이탈리아 베니스에는 관광세를 다 받을까하는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이제는 무조건식의 퍼주기 여행도 끝물이다. 사람 많은 관광지보다 현지에서 살아보는 여행 느끼는 조용한 여행으로 선호도가 바뀌어 간다. 여행자는 기존 원주민의 생태계를 존중해야 한다. 환경보호는 당연하고 가급적 보고 느낀 만큼 써주는 여행이 돼야 동반 발전할 줄 믿는다. 무전여행은 세상의 호연지기를 배울 나이에 즐겨야지 나이 들어서까지 계속되면 여행지도 없어지고 여행의 의미도 약해진다는 것이 경험으로 느끼는 여행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