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인력난에 안잡히는 전어 '치솟는 가격'
기후·인력난에 안잡히는 전어 '치솟는 가격'
  • 문병기
  • 승인 2024.08.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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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량 지난해보다 50% 감소
가격도 ㎏당 1만5000원 이상 올라
‘햇전어’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횟집도 손님도 울상이다. 전어 특수를 기대했던 횟집들은 높은 단가에 물량확보에 애를 먹고 있고, 고소한 전어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려온 미식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에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어기가 해제된 지난달 16일부터 삼천포항과 사천지역 어선들은 일제히 전어 잡이에 나섰다. 치솟는 기름 값에 인력난까지 겹쳐 어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햇전어가 소득증대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만선의 꿈은 사라진 지 오래다. 바다 수온이 예전에 비해 높은 데다 바다 사정도 예전 같지 않아 인건비는 고사하고 기름 값도 건지기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어업인 A씨는 “새벽부터 조업에 나섰지만 종일 잡은 전어가 5㎏에 불과하다”면서 “이 상대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조업을 포기하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일”이라고 답답해했다.

전어가 잡히지 않으니 가격은 치솟고 있다. 삼천포수협 관계자는 “올해 위판 되는 전어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40~50% 수준도 못 미치고 있으며 위판가도 ㎏당 평일에는 2만5000원~3만 원 선, 주말의 경우 4~5만 원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1만5000원 이상 올랐다”면서 “당분간 전어 품귀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포항 일대와 발포음식특화지구 등 횟집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어가 안잡히다보니 물량확보가 쉽지 않는 데다 높은 단가로 인해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B씨는 “고소한 햇전어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고 있지만 전어 한 접시에 평균 6만 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가격에 판매하다보니 바가지요금 아니냐며 불쾌해 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싼 가격에 푸짐하게 드리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인 데 전어가 잡히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이러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반짝 특수로 끝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제철 음식인 여름 햇전어를 맛보려는 손님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때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주말이면 사천지역의 횟집들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룬다.



전어는 보통 가을전어였다. 살이 오르고 지방이 많아 구이용으로 제격인 데다 향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에는 금어기가 끝난 뒤 잡히는 싱싱한 햇전어가 오히려 가을전어의 명성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청정바다 삼천포항과 사천만 일원에서 잡히는 햇전어는 타 지역보다 맛이 고소하고 일품이다. 뼈가 연하고 육질이 부드러워 뼈 째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DHA·EP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두뇌발달과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천포항과 사천 앞바다는 바닷물의 흐름이 빠르고 먹이생물이 풍부해 전어의 육질이 쫄깃하고 감칠맛이 난다. 전어는 다양하게 맛볼 수 있지만 전어 회와 전어무침, 그리고 전어구이를 삼총사로 부르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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