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지역부
엉망진창. 후반기 원 구성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거제시의회의 모습이다.
일련의 사건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7월 18일부터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전반기 때 약속한 합의 내용 이행을 촉구하며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의장, 부의장 선출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번번이 무산됐다.
허송세월은 7월 31일 잠시 멈췄다. 민주당 소속 의원 7명을 제외한 국민의힘 소속 7명과 무소속 2명 등 9명의 시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했고, 선거를 통해 의장과 부의장을 기습적으로 선출했다.
힘겹게 협의를 이어가던 여야는 급작스러운 사태에 협상을 중단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천막농성 등 장외투쟁에 나섰다. 원 구성과 관련된 합의 이행과 신임 의장의 공식적인 사과, 합의 이행 촉구가 투쟁의 이유였다. 이후 열린 임시회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자동정회 됐다.
문제는 합의 이후 열린 본회의에서 폭발했다. 8월 28일, 거제시의원 16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상임위원회 위원을 배정하고, 상임위원장 선거에 돌입했다.
하지만 의회운영위원장 선거 결과가 합의와 다른 내용으로 도출되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손가락질과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시의회 의장석을 검거하고 의장, 부의장, 의회운영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거제시가 부의한 1조 3810억 원 규모의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20여 건의 안건은 잠들어 있는 상태다. 거제대대 이전 및 양여 부지 개발사업 협약서 변경 동의안은 시장 명의로 협약서 변경 동의안을 선결 처리하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민생 안건 차질은 불가피하다.
틀어질 대로 틀어진 여야의 모습에 지역사회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잘나신 의원님들의 감투싸움 때문이다. 눈과 귀를 열지 않으니 별수 없다. 결자해지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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