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시멘트 바닥을 뚫고 나온
참깨 한 포기
거룩한 생명의 환희를 본다
온몸으로 분투하는 생의 몸부림이
환하게 꽃을 피었구나
봄볕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꼿꼿이 곧추세운 몸
사방으로 쭉 뻗은 푸른 가지가
제자리에 중심을 잡고
안간힘을 다하여 하늘을 밀어 올렸구나
고통의 희열이 축복으로 솟아오른다
지나가는 바람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
시멘트 바닥을 뚫고 새 생명이 탄생했나 보다.
억척같은 몸부림으로 푸른 가지를 돋우고 이제 우주의
한 식구가 되었나 보다.
거룩한 의지는 푸른 하늘을 열었지만,
인고는 환한 꽃으로 피었지만
습하고 탁한 바닥 밑에서 탄생의 이력을 원망하며 눈물로 뿌리를 적시며 키를 키웠겠구나.
무심한 에미는 끝내 찾아오질 않았고 자지러지던 울음에 지친 새끼를 운명이란 이름으로 핑계하여 버려두었겠구나.
그래! 장하다 아이야 그래서 세상은 공정하지는 않지만
기회마저 앗는 건 아니라고 변명하는 거란다.
경남시인협회장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