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근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 IGG on Tea
대한민국보다 앞선 선진국들은 세계적인 자국의 과학에, 과정의 역사를 확인하는 것을 봤다. 올해 8월 6일, 겨울에도 생육이 가능한 蠶豆(잠두·누에콩)의 ‘원잠 1호’가 품종 신청됐다. 그 잠두는 원자력농업으로 개발됐고, 원자력 농업을 한국에 처음 도입한 과학자는 2024년 1월 23일 돌아가신 故 권신한 경희대학교 농학과 교수다. 잠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슈퍼푸드다. 한국원자력이 체코 원전 24조 수주로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국민건강을 위해 큰 일도 해냈다.
농업에서 신품종을 개발을 육종이라 하고, 육종에 관한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체계가 육종학이다. 교배육종의 방법이 안될 때 원자력으로 지구상에 없었던 새로운 유전자원을 만들어 낸다. 이 방법이 원자력 육종법(돌연변이육종법, 방사선육종법)이라 한다. 그는 1967년 원자력연구원 방사선농학연구소 유전육종연구실 설치를 성사시켰다. 40살 때 제12회 태평양과학회의(1971)에서 ‘한국이 콩의 원산지’임을 밝히고 국제적 인정을 받는다. 그때 모은 4000종의 콩 유전자원이 근거가 됐고,지금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종자관리실에 있다.
최근 ‘콩의 종주국’ 제목의 칼럼 (조선일보 24년 8월 19일자)에서 현재 ‘콩은 100여 종류가 남아있다’ 등의 문장이 다시 재고돼야 하는 근거다. 그와 60년간 함께 연구해온 송희섭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육종에 성공한 잠두종자는 4000종의 한국 유전자원, 371점의 미국 유전자원과 60년간 축적된 한국의 기술로 이뤄졌다.” 이 분야의 역사를 뒤돌아 본다. 1957년 권신한 박사가 유학을 마친 후 “나는 콩의 원산지를 입증했다. 후학들은 그것을 지켜나가야 한다.” 연구자가 나이가 많아지면, 그의 흔적들이 유실없이 기록하고 보관되도록 해야 한다. 미래의 교과서로서 새로운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다. 연구 태도와 여정까지 교육자료가 된다. 그것으로 대한민국은 성장한다. 역사를 살피고, 학습하는 것이 선진국민의 태도다. 그런 태도가 합리적 과학정책의 기틀로 작용되고, 실제 과학 정책이 될 때 또 다른 권신한 교수가 나타난다. 그때 국민은 올림픽 금메달 선수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한국의 과학자들이 사명감을 갖는 시각이다. 이런 박수를 받은 과학자는 조국의 기술을 거액의 외화와 바꾸지 않고, 한국을 떠나 이국에서 낭만을 찾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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