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아픈 역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2)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지역의 아픈 역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2)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 박성민
  • 승인 2024.09.03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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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널리 알려야 하는 가슴 아픈 역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실상을 규명하고 성숙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공간이다.

인권과 세계평화에 대한 국민 교육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2015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개관했다. 부산항이 대부분의 강제동원 출발지였고 강제동원자의 22%가 당시 경상도 출신이었다는 역사성과 지역성을 감안해 부산에 건립됐다. 현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재단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위탁 운영중이다.

 
부산 대연동에 위치한 국립일제강동원역사관. 부산과 일본을 오가던 부관연락선을 본따 건물건립에 반영했다.
◇일제강제동원 배우는 역사교육 공간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강제동원피해자의 수기와 사진 명부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엄숙하다 못해 경건한 분위기가 관람객들의 마음에 파고든다. 이곳 역사관은 누구나 찾아와 강제동원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추모의 공간이다. 역사관측에서 강제동원 피해 진상조사를 추진하면서 수집한 것들로 대부분 피해자나 유족분들에게 기증 받은 것이다. 강제동원 피해 사실의 증거와 피해자의 삶을 영구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관의 ‘기억의 터’에서 위패관과 추모탑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특히 역사관의 고민은 해마다 생존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또 1세대 유족분들도 대부분 고령이다.

특히 역사관에서 만나는 유족 분들마다 강제동원 피해자가 국민들에게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고 있다. 유족들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우리가 기억 안하면 누가 기억하겠냐”며 역사관과 관람객들에게 언제나 바라고 있다. 역사관의 미션이 ‘함께 기억하고 널리 알리는 역사관’이다. 역사관의 존재 이유가 우리가 강제동원 역사를 기억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역사관의 경우 피해자 유족의 기증 자료가 비중이 크다. 지역적으로 확실히 경남·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유족들이 많지만 역사관의 수집 활동 범위는 전국구다. 구입은 공개 구입이 원칙이고 필요시 경매 구입도 한다. 구입절차는 자체평가회에서 구입 대상을 정하고 감정위원회의 평가를 받아 추진한다. 한편 역사관 건물 외관은 ‘부관연락선’을 본땄다. 부관연락선은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왕복하던 국제여객선으로 국외 강제동원을 출발할 때도 한국으로 귀환할 때도 부관연락선으로 오갔다. 강제동원사에서 건물을 통해 부관연락선과 부산항의 큰 의미를 담은 것이다.

 
유족들의 유품과 수집으로 조성된 국립일제강동원역사관 내 기억의 터.
국립일제강동원역사관 내 박물시설에서 관람객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국립일제강동원역사관 내 박물시설에서 관람객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 지역민과 함께하는 역사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국내 유일 강제동원을 주제로 한 전문 역사관이라는 강점도 있지만 주제가 다소 어렵고 무거운 측면이 있다.

또 위치적으로 부산 시내에서도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부산 남구에서 주최하는 ‘UN평화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역사관 타일 컵받침 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했는데 매우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부산시박물관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박물관 어울림 교육 한마당에 참가해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올해도 참가할 예정이다. 7~8월 가장 방문객이 많은 가운데 여름방학에 역시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특히 광복절, 삼일절, 현충일에 가장 큰 행사를 치뤄내며 전국합동위령제를 9~10월 연다. 올해의 경우 추모비 건립사업도 진행했는데 일본 오키나와 현지에서 추진됐다.

역사관 관계자는 “역사관은 내년에 개관 10주년을 맞이한다. 역사관의 목표는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고객중심경영이다. 이와 관련해 맡은 임무는 앞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4차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효율적인 소장 자료관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인적, 지적 교류를 통해 기관 정체성의 정립과 역할 증대에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부산 대연동에 위치한 국립일제강동원역사관. 부산과 일본을 오가던 부관연락선을 본따 건물건립에 반영했다.
일제강제동원에 끌려간 사람들의 명부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어린이 눈높이서 강제동원 역사 설명

눈높이 맞춤 프로그램 ‘포모와 함께 지옥섬 이야기’ 운영


현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면, 비대면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면 교육프로그램 중 제일 인기 맣은 ‘별헤는 밤’은 강제동원의 4가지 유형을 알아보고 와인 공병을 활용해 무드등을 제작하는 활동을 담고 있다. 특히 올해 신설한 ‘포모와 지옥섬 이야기‘는 역사관 7층 어린이 체험관 연계프로그램인데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활동지를 활용하고 있다. 활동지는 팝업북 형태이고 군함도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귀여운 역사관 캐릭터 포모와 함께 스티커 붙이기 색칠하기 등 7가지 활동미션을 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호자 지도안도 첨부되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별도의 교육이 없는 자율 활동으로, 아이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강제동원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솔자(보호자)지도안을 함께 첨부하고 있다.

반선영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유물홍보팀장은 “이미 역사관을 찾는 시민들께서는 성숙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계시다. 이곳은 엄숙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역사관 개관 초기가 인지도를 쌓는 시기라면 지금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충성고객들을 위한 방향을 고민할 때라고 본다. 지난 10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며 유족들에게 지원다운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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