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다 어금지금하다 옹골지다
어느새 달은 가을로 들어서는 들가을달(8월)에서 온 누리가 가을로 가득 차는 온가을달(9월)로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늦더위가 우리를 괴롭게 하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견딜 만합니다. 한낮의 불볕더위를 식혀 주는 아침저녁의 시원함에 고마움을 느끼며 나날살이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알려드릴 말은 ‘비기다’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비기다’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 게 무엇일까요? 아마도 ‘서로 비금비금하여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지 못하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비기다’를 떠올리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알려 드리고 싶었던 것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오래 서 있을 일이 있을 때나 오래 서 있지는 않아도 힘이 없을 때 어디든지 몸을 좀 기대고 서면 훨씬 수월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비기다’입니다. ‘비스듬하게 기대다’라는 뜻이지요. 말집(사전)에는 같은 꼴로 적혀 있기 때문에 글로 적었을 때는 어떻게 다른지 똑똑히 알 수 없지만 말로 할 때는 가릴 수 있답니다.
덤으로 알려드리자면 ‘비기다’는 말은 ‘줄 것과 받을 것을 서로 없는 것으로 치다’는 뜻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서로 꾼 돈이 비슷해서 나는 그 사람과 주고받을 것을 비기고 말았다”, “철수와 영희는 서로 빚진 것을 비기기로 하였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요즘 ‘퉁치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쓰면 알맞은 말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이걸로 퉁치자. 됐나?”가 아니라 “우리 이걸로 비기자. 됐나?”처럼 써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알려드릴 말은 ‘어금지금하다’입니다. 앞서 ‘비기다’의 뜻을 풀이할 때 나온 ‘비금비금하다’가 ‘견주어 보아서 서로 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말이거든요. 이 말과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 바로 ‘어금지금하다’입니다. ‘서로 엇비슷하여 정도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 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보기를 들어 “네 키와 동생의 키가 어금지금하구나”, “그들은 어금지금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로 ‘어금버금하다’는 말도 있고 여러분도 잘 아시는 ‘비슷하다’, ‘비슷비슷하다’, ‘엇비슷하다’도 있습니다. 이런 비슷한말을 알아 두고 쓰면 말맛이나 글맛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듣거나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아주 좋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려드릴 말은 ‘옹골지다’입니다. 올여름에 옥수수 많이 드셨을 텐데 알이 꽉 찬 옥수수’를 보고 쓸 수 있는 말이랍니다. 이 말은 ‘실속이 있게 속이 꽉 차 있다’는 뜻입니다. 옥수수를 까 보면 알이 꽉 찬 게 있고 듬성듬성 이 빠진 것처럼 찬 것도 있습니다. 알이 꽉 찬 옥수수를 가리켜 ‘옹골진 옥수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돈 버는 재미가 옹골지다”, “그 집 살림이 옹골지다”와 같은 보기도 있으며 ‘매우 옹골지다’는 뜻을 가진 ‘옹골차다’라는 말도 있으니 이것도 알아 두시면 쓸 일이 있을 것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먼저 알려드릴 말은 ‘비기다’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비기다’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 게 무엇일까요? 아마도 ‘서로 비금비금하여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지 못하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비기다’를 떠올리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알려 드리고 싶었던 것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오래 서 있을 일이 있을 때나 오래 서 있지는 않아도 힘이 없을 때 어디든지 몸을 좀 기대고 서면 훨씬 수월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비기다’입니다. ‘비스듬하게 기대다’라는 뜻이지요. 말집(사전)에는 같은 꼴로 적혀 있기 때문에 글로 적었을 때는 어떻게 다른지 똑똑히 알 수 없지만 말로 할 때는 가릴 수 있답니다.
덤으로 알려드리자면 ‘비기다’는 말은 ‘줄 것과 받을 것을 서로 없는 것으로 치다’는 뜻도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서로 꾼 돈이 비슷해서 나는 그 사람과 주고받을 것을 비기고 말았다”, “철수와 영희는 서로 빚진 것을 비기기로 하였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요즘 ‘퉁치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쓰면 알맞은 말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이걸로 퉁치자. 됐나?”가 아니라 “우리 이걸로 비기자. 됐나?”처럼 써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알려드릴 말은 ‘어금지금하다’입니다. 앞서 ‘비기다’의 뜻을 풀이할 때 나온 ‘비금비금하다’가 ‘견주어 보아서 서로 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말이거든요. 이 말과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 바로 ‘어금지금하다’입니다. ‘서로 엇비슷하여 정도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 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보기를 들어 “네 키와 동생의 키가 어금지금하구나”, “그들은 어금지금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로 ‘어금버금하다’는 말도 있고 여러분도 잘 아시는 ‘비슷하다’, ‘비슷비슷하다’, ‘엇비슷하다’도 있습니다. 이런 비슷한말을 알아 두고 쓰면 말맛이나 글맛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듣거나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아주 좋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려드릴 말은 ‘옹골지다’입니다. 올여름에 옥수수 많이 드셨을 텐데 알이 꽉 찬 옥수수’를 보고 쓸 수 있는 말이랍니다. 이 말은 ‘실속이 있게 속이 꽉 차 있다’는 뜻입니다. 옥수수를 까 보면 알이 꽉 찬 게 있고 듬성듬성 이 빠진 것처럼 찬 것도 있습니다. 알이 꽉 찬 옥수수를 가리켜 ‘옹골진 옥수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돈 버는 재미가 옹골지다”, “그 집 살림이 옹골지다”와 같은 보기도 있으며 ‘매우 옹골지다’는 뜻을 가진 ‘옹골차다’라는 말도 있으니 이것도 알아 두시면 쓸 일이 있을 것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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