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조직폭력 세력 뿌리 뽑아야

2012-04-06     경남일보

진주에서 축제기간에 중·고등학생들을 동원해 앵벌이를 시킨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남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학원가에 기존 조직폭력 세력이 연계돼 있다는 얘기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경찰과 검찰, 학교가 총 동원돼 예방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4일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 기간에 폭죽장사를 강요해 수익금 1200여만원을 빼앗은 이모(18)군 등 5명을 구속하고 4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1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일당 2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의 수법은 조직적이었고 치밀했다. 심지어 탈출을 시도한 학생의 경우 협박과 납치 감금까지 당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소위 ‘쌈짱’이라는 학생들을 포섭하고 합숙을 시키면서 조직행동강령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조직원으로 양성해 왔다. 기존 폭력조직이 학원가에 깊숙히 침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학원가에 폭력조직이 개입된 흔적이 밝혀짐에 따라 교육당국을 비롯한 사정당국은 보다 신속하게 실태를 파악하길 바란다.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발생으로 치부해 버리면 또 다른 행태의 학원폭력이 뿌리를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당국 등은 학교내 폭력예방에만 집중해 온 감이 없잖아 있다. 설마 기성 폭력조직과 연계되어 있을까 긴가민가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명약관화하게 드러난 만큼 다시 한 번 실태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 다음 여론이 집중할 때만 반짝이는 일회성 대책마련에 그치지 말고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학교현장은 물론이고 학교 바깥의 장소에 대해서도 특별관리해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학교내는 물론이고 학교 바깥에서 학생들이 개입된 폭력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