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림 이병주 선생 학술세미나 열려

2012-04-09     강민중
학병과 좌우대립·감옥체험을 거치며 한국 근대사의 아프고 슬픈 격동의 현장에서 탁발한 체험적 진실과 역사성을 확립한 나림 이병주선생(1921∼1992)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이병주기념사업회(공동대표 김윤식·정구영)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지난 6일과 7일 하동 북천면 직전리 이병주문학관에서 마련한 이날 세미나는 ‘문학과 정치의식’이란 주제로 이병주 선생의 문학세계를 돌아봤다.

6일 오후 2시 30분 정구영 공동대표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사상에 짓눌린 문학의 어떤 표정-혁명재판 기록에 대한 한 가지 음미’를 주제로 한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제, 주제발표 및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소설가 박덕규 단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는 문학평론가 이재복 한양대 교수가 ‘한 휴머니스트의 사상과 역사 인식’을 주제로 발표하고, 전경린 경남대 교수가 토론했다.

또 문학평론가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가 ‘소설가 이병주, 혹은 1971년 로마의 휴일’을 주제로 발표, 문학평론가 고명철 광운대 교수는 ‘구미 중심주의의 너머를 위한 넘어의 문학적 정치성’을, 노현주 경희대 교수는 ‘이병주 문학의 정치의식’을 주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신덕룡 광주대 교수와 최영욱 시인이 종합토론을 벌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선생의 별세 20주년을 맞아 ‘패자의 관’·‘내 마음은 돌이 아니다’·‘추풍사’를 묶은 단편 작품집과 에세이집 ‘로마의 기행’ 등 2권의 소책자를 발간해 참가자들에게 배포하기도했다.

1921년 3월 하동에서 출생한 이병주 선생은 일본 메이지대 문예과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 불문과에서 공부하다 학병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중퇴했다. 광복 후 귀국한 선생은 진주 농과대학 교수, 해인대 교수를 거쳐 ‘국제신보’ 주필로 활동하기도 했다.

1965년 ‘세대’에 중편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선생은 ‘매화나무의 인과’, ‘관부 연락선’, ‘지리산’, ‘소설 남로당’ 등 한국 문학사에 큰 획은 그은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