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흥망성쇠>
-12운성
2012-04-13 경남일보
변하는 시운의 흐름이 12운성이다. 12운성은 사람을 비롯한 사람만상의 시작에서 마무리할 때까지의 순환적 과정을 단계별로 붙인 이름이다. 12운성은 10천간이 세월의 흐름인 12지지를 만날 때 일어나는 생(生), 멸(滅), 왕(旺), 쇠(衰)의 기운을 말한다. 12운성은 포(胞 또는 絶)→태(胎)→양(養)→장생(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정록(正祿 또는 建祿)→제왕(帝旺)→쇠(衰)→병(病)→사(死)→묘(墓 또는 葬)로 반복 순환한다. 12운성은 사주에서 일간(자기 자신을 뜻하는 천간)을 중심으로 본다. 예컨대 2012년 4월 13일 오전 9시에 태어난 사람은 임진(壬辰)년, 갑진(甲辰)월, 갑진(甲辰)일, 무진(戊辰)시가 되니 갑(甲)일간에서 진(辰)은 쇠(衰)의 기운이기에 서서히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12운성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절(絶 또는 胞)은 절처봉생(絶處逢生)이라는 말처럼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정도까지의 물질 또는 현상은 아니다. 태(胎)는 자궁에 잉태된 모습이다. 시작을 의미하지만 힘차게 뻗어나는 단계는 아니다. 양(養)은 잉태 후 자라고 있는 상태이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기운이기에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서두르면 실패한다. 생(生)은 장생(長生)이라고도 하며 자신감, 여유, 생동감이다. 주위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써 성취해 나간다. 욕(浴)은 목욕(沐浴)이며 옷을 벗고 몸을 씻는 것이다.
출생 후 처음으로 겪는 세상일이기에 혼란스럽고 기복이 심하다. 주색과 음욕에 관련되어 있다. 대(帶)는 관대(冠帶)라고 하며 옷을 갖추어 입고 허리띠를 매는 모습이다. 혼란을 극복하여 미래목표를 향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 단계이다. 관(冠)은 정록(正祿) 또는 건록(建祿)이라고 하며 건강한 활동으로 정당한 수입을 창출하는 상태이다. 왕(旺)은 제왕(帝旺)이라고 하며 왕성한 기운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말한다. 가장 당당한 기운이지만 자만심과 고집은 패가망신한다. 쇠(衰)는 최고의 전성기에서 서서히 힘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병(病)은 병든 상태를 말하며 하는 일과 인생에 대하여 비애와 회의감을 갖게 된다. 일의 진척이 없다. 사(死)란 죽음의 상태를 말하다. 활동의 정지, 일의 실패 등을 시사한다. 묘(墓)는 장(葬)이라고도 하며 무덤이다. 사물의 종착으로 마무리 단계이다. 천간은 다시 절(絶)로 돌아가 처음부터 순환하게 된다. 이것이 시운이다. 시운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처럼 돌고 돈다.
하지만 12운성의 판단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양간(陽干)은 동일하다. 예컨대 갑-신, 병-해, 경-인, 임-사로 연결될 때는 포(胞,絶)의 기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무(戊)와 기(己), 음간(陰干)의 경우 저마다의 견해가 다르다. 견해가 다르니 추정하는 내용도 다를 경우가 많아 12운성을 아예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사업이 최고조에 올라 막 돈을 쌓으려는 순간, 관운이 정점에 올라 권력과 명예를 드높이려는 순간, 사(死)의 운성에 접어들어 절명하는 경우도 있으니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절묘하다. 시운의 리듬은 참으로 묘하다 하겠다.
하지만 사람의 맑은 마음과 줄기찬 노력이 없으면 좋은 시운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넉넉한 마음과 베푸는 은덕이 쌓였는데 나쁜 시운인들 사람을 상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