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새누리 텃밭 재확인

이수기 (논설고문)

2012-04-16     경남일보
경남 등 영남권은 ‘정권 심판’도 없었고 ‘낙동강발(發) 동남풍’도 없었다. 영남권에서는 ‘정권 심판’도 안 먹히었다. 선거 초반 야권이 단일화를 무기로 과반수까지 바라봤던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은 놀라운 성적을 얻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영남권과 충북, 강원도 등 대한민국의 동쪽을 거의 석권한 반면 야권이 호남과 수도권 등 서쪽을 과점하는 ‘동여서야(東與西野)’ 현상이 뚜렷해졌다. 영남의 대구에서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와 호남의 광주에서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정치실험도 이런 장벽 앞에 무너졌다.

▶야권은 그 후 목표를 5석 전후로 낮췄지만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에서도 줄줄이 무너졌다. 19대 총선 개표 결과 새누리당이 경남의 16석 가운데 민주당과 여권성향의 무소속 후보에 2석만 내주고 14석을 차지했다. 18대에 야당 3석과 무소속 1석 등 4석을 내주고 17대에 3석을 내줬으나 이번에 악조건 속에 선전이 아니라 오히려 약진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대구·경북 27곳의 선거구를 모두 휩쓸었다. 대구·경북에서 27대 0의 진기록이 나왔다. 대구·경북은 전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부산도 18석 중 민주당에 2석을 제외한 16석을 차지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박근혜 마케팅’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위력을 떨칠 것으로 주목받았던 부산지역 낙동강 벨트의 야당 바람이 미풍에 그쳤다.

▶영남권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여당 소속이다. 현안을 함께 풀기 위해 야당 협조를 이끌어내고 소통할 창구조차 마땅찮다. 새누리당에 이렇게 열렬한 성원을 보내놓고 앞으로 그만한 보답을 받을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영남권은 새누리당의 텃밭이 재확인됐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