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부엉이바위서 70대女 투신 사망

2012-04-16     박준언
지난 2009년 4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했던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지난 14일 오전 이모(73·여·서울)씨가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이 할머니의 투신원인을 신병비관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사체를 유족에게 인도했다.

15일 김해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전날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김해시에 도착했으며 14일 오전 6시께 산책로를 통해 부엉이바위가 있는 봉화산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CCTV에 목격됐다.

오전 8시쯤 노 전 대통령 묘역 초소에서 근무를 서던 전경대원이 “할머니가 부엉이 바위 위에 앉아 있다”는 등산객의 이야기를 듣고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이씨는 바위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서울 집에 있는 유류품을 확인해 보니 성경책 속에 '성경책을 내 관 베개에 넣어달라' '가재도구 정리할 때 이웃집에 도와달라 해라' 등의 메모형식의 유서를 발견했다. 이모(73·여) 할머니는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약과 만드는 일을 하며 서울 마포 임정로에서 혼자 살았다. 아들 3명을 두었는데 2년 전 둘째 아들이 간질로 사망하고 최근 첫째 아들도 암에 걸려 위독하자 이를 몹시 비관해 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할머니가 정당에 가입한 사실이 없고 정치에 관심이 없는 등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신병을 비관한 일반변사로 처리하고 사체를 유족에게 인도했다.

부엉이바위에는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뒤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과 함께 차단 펜스가 설치돼 있으며, 지난 2010년 11월에는 50대가 투신해 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