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의 법칙

정만석 (취재2부장)

2012-05-14     정만석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공직사회 알선·청탁 인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공직사회의 알선·청탁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공직자는 10명 가운데 2명만 알선과 청탁이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80대 20이라는 비율이 유독 눈에 걸린다.

▶전체 결과의 80%는 전체 원인 중 20%에서 비롯된다는 법칙이 있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법칙이다. 20%의 소비자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것, 국민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는 것, 직장에서 20%의 근로자가 80%의 일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빌프레도 파레토의 개미관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근면의 대명사 개미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든 개미가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의 비율은 약 20%, 나머지 80%는 노는개미다. 또 열심히 일하는 개미중 시간이 지나면서 그중에서도 일하는 개미는 20%, 나머지 80%는 게으름을 피운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가 나라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현 정권의 실세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공직사회의 비리가 이처럼 고위직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을 비롯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그래서 더 크다. 이들 고위직 20%의 비리가 전체 공직범죄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공직자의 파레토 법칙이란 말이 나올 법 한 대목이다. 20%의 고위공직자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한 공무원들에 대한 신뢰회복은 어렵다. 또 국민들에 대한 신뢰회복은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