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정치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2-05-23 경남일보
▶일찍 직업정치가의 출현을 강조하면서 세 부류의 정치가로 분류한 사람이 베버다. 첫째는 임시정치가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표출하는 모든 사람을 다 말하고 국민투표나 지지표시, 집회에서의 박수나 항의들이 이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부업정치가다. 이는 오늘날 정당정치 단체들의 조정자나 간부들로 필요한 경우에만 활동하고 정치를 자신들의 생활로 삼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본업정치가다. 이들은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부류를 의미하나 방식의 차이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정치를 위해(for) 살거나 아니면 정치에 의해(by) 사는 사람들이다.
▶베버는 정치에의 접목행태를 ‘위해(for)’와 ‘의해(by)’로 정리하고 있다. 베버가 지적하고 있는 ‘위하여’와 ‘의하여’의 구별은 가장 실질적인 측면, 즉 경제개념과 관계가 있다. 정치를 항상적 ‘수입원’으로 삼으려는 사람, 이것이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정치를 ‘위해’ 사는 사람이다.
▶정치를 하려는 사람, 특히 직업으로서 하려는 사람은 이러한 윤리적 패러독스와 이 패러독스의 압력 아래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정치적 가늠이 이직 표류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분명한 언명(言明)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