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2012-06-01     경남일보

 

아픔을 안고 몸을 떼어낸다.

이 화창한 봄날에

떠나가야만 하는 너는

-김수안, <이별>

생은 역설이다. 높고자 하면 낮아져야 하고, 살고자 하면 죽어야 한다. 물도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 흐르는 건 멀리 떠나는 것이다. 품 안의 자식도 품을 떠나야 또 하나의 품을 만들 수 있다. 화창한 봄날 이제 막 떠나는 민들레 홀씨 하나 바람에 몸을 의탁하여 어디론가 간다. 떠나는 홀씨를 향한 민들레의 선연한 마음이 보인다. 아픔을 안고 몸을 떼어내는 민들레.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상옥·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