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따며 노동과 나눔 배워요"

하동 청학동 장기유학 청소년 농촌일손돕기나서

2012-06-07     여명식


“농사일로 눈코 뜰 새도 없이 한 참 바쁠 때에 부족하나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도우며 땀을 흘린 것은 노동의 신성함과 나눔의 의미를 배우는 계기가 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하동군 청암면 청학동으로 장기 유학 온 중.고등학생 45명이 하동군청소년수련관의 상반기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난 4일 하동읍 흥룡리 매실농원을 찾아 농촌일손돕기를 했다.

즉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를 찾아 수도권 등 먼 외지에서 지리산 청학동으로 유학을 온 청소년들이 골치가 아픈(?) 학업을 잠시 접고 들판으로 나선 것.

이들이 지난 4일 일손을 도운 곳은 고령이면서도 홀로 사는 김두성(86) 어르신과 김두화(75) 어르신의 매실농원.

이들은 어른 키보다 훨씬 큰 매실나무를 휘어잡으며 주렁주렁 달린 매실을 수확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하지만 농삿일을 처음해본 탓인지 서툴고 힘들긴 하지만 노동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엔 충분했다.

이날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한 에밀리군(17)은 “도시에 살면서 농사일은 먼 나라의 남의 일로만 알았는데 비록 힘은 들었지만 노동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도왔다는 생각에 마음은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날 수확한 매실농원은 김두식 어르신의 매실밭 2000㎡와 김두화 어르신의 매실농원 4000㎡로, 모처럼 땀 흘리며 힘들게 일을 한 탓인지 중간 중간 먹는 간식이 꿀맛이였다.

특히 섬진강과 지리산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하동매실이 ‘2012년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하동지역 특산물이라는 점에서 이날 매실을 수확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는 의미가 남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도 “농촌이 고령화.부녀화되면서 일손 부족이 갈수록 심각한데 어무 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자원해서 참여하니 매우 뜻깊다”며 “비록 힘들었지만 농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