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남자 김진수의 '영국훔치기'

EURO 2012, 잉글랜드-프랑스 그리고 세브첸코

2012-06-13     경남일보
이번 대회 중 가장 빅매치로 뽑혔던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라이벌 전은 1대1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영국 방송사들은 이 두 팀의 라이벌 역사를 소개하는 특집방송을 시작하기 시작하였죠. 제가 살고 있는 맨체스터에서도 술집마다 축구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넘쳐났고 반면 도로엔 차들을 보기가 어려줬죠. 아시아의 한일전만큼 치열하고 중요한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경기. 하지만 경기내용은 그저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잉글랜드는 먼저 예선경기에서 징계를 받아 본선 2경기 출전금지를 당한 웨인 루니의 공백이 너무나 컸습니다. 잉글랜드 호지슨 감독은 루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웰백과 영을 조합을 공격수로 낙점했죠. 하지만 큰 대회엔 전혀 경험이 없는 웰백은 주어진 기회마다 실수를 연발하며 잉글랜드 공격의 흐름을 끊기 일쑤였습니다. 반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는 나스리와 리베리를 중심으로 한 허리싸움에서 잉글랜드를 완전히 압도했습니다. 비록 무승부의 결과이지만 잉글랜드로서는 그나마도 다행스러울 정도로 최악의 경기 내용이었습니다.

11일 경기가 다 끝난 후 영국방송 BBC와 iTV는 당일 치루어진 경기들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잉글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전망할 뿐만 아니라 조별 통과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잉글랜드가 보여진 경기력은 실망스러웠죠.

반면 11일 두 번째 경기인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경기는 예상 외로 우크라이나의 2대 1 역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두 스트라이커인 이브라히모비치와 세브첸코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던 이 경기는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인 세브첸코가 1골에 그친 이브라히모비치에 판정승을 거두었네요. 세브첸코는 한국 나이로 37세로 이제는 은퇴를 바라보지만 그가 오늘 보여준 경기력은 그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심지어 영국의 언론들은 잉글랜드 선수들을 세브첸코의 투지와 열정에 비교하며 '몸값만 높은 3류 선수들'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의 최대 빅매치는 14일(한국 현지시간) 펼쳐지는 네덜란드 대 독일, 16일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경기가 있네요. 덴마크에게 일격을 당한 네덜란드가 과연 독일 상대로 부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잉글랜드는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