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발

2012-06-15     경남일보
너, 찾아오는데 수억 년의 시간 그림자 건너왔기에

너, 만나고 돌아가는데 다시 수억 년의 빛살 지나가야 하리

처음 만난 그 호숫가 떠나 자드락길 따라

백악기에 발자국 남기고 육탈골립(肉脫骨立)하여 당도한

초식 공룡의 오래된 사랑, 미래에서 찾아온 따뜻한 발

-김경식, <따뜻한 발>

제1회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최우수 수상작이다. 이번 공모전은 디카시문화콘텐츠연구회가 주최하고 공룡엑스포조직위원회 및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후원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뭉툭하고 흰 공룡의 발을 통해 ‘따뜻함’과 ‘오래된 사랑’을 읽어낸 후 그것을 ‘미래에서 온 따뜻한 발’로 형상화하는 역설적인 언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경식 씨는 현재 경남대학교 중앙도서관 부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상옥·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