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틱(joystick) 전쟁시대

이수기 (논설고문)

2012-06-27     경남일보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시시대에는 돌이나 막대기로 싸운 전쟁이 청동기-철기-화약-비행기-미사일 등의 개발로 점차적으로 과학적인 전쟁으로 발전, 대량의 살상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이 광속(光速)으로 달리면서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개발된 무인항공기가 현재 아프간 전투를 비롯해 세계 전장을 누빈다. 군사전문가들은 F22와 F35가 유인(有人)전투기로선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탑승하거나 조종할 필요도 없이 전투기가 홀로 하늘을 날며 정찰과 공습 임무를 수행하는 ‘자동비행 전투기’가 시험 비행 중에 있다.

▶현재의 무인비행기는 지상 통제본부의 원격 조종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람이 기체를 조종하는 것이지만 자동비행 전투기는 기존 전투기에 일종의 자동 항법 소프트웨어를 설치, 전투기가 혼자 비행하면서 스스로 컴퓨터가 판단해 공습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자동비행 전투기 작동에는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해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사람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의 ‘자동 판단’을 통해 미사일을 쏘고 인명을 살상하는 행위를 허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법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자동 항법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항공기가 사람의 조종 없이 이륙해 며칠간 혼자 비행하면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 중에 있다.

▶조종사 대신 지구 반대편의 수만,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사무실에 앉아 ‘조이스틱(joystick:게임 등에 주로 사용되는 위치 조정용 입력장치인 방향키와 조작버튼이 있는 조종장치)’을 이용, 적의 진지와 적군을 폭격을 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현재는 ‘조이스틱 전쟁의 초기시대’다. 원격조정도 필요 없는 첨단무기인 ‘조이스틱 전쟁시대’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