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로틱소설 열풍…최단기 100만부 돌파

2012-07-02     연합뉴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Mommy Porn)', '성인판 트와일라이트'라고 불리는 야한 소설이 영국 출판계를 강타했다.

1년 전만 해도 무명작가에 불과했던 E.L. 제임스가 쓴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가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책에 올랐다고 BBC 방송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레이…'는 출간 11주 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보유하고 있던 36주 기록을 대폭 단축했다.

도서판매 조사업체인 닐슨 북스캔에 따르면 '그레이…'는 한 주 동안 39만7889부가 팔리며 주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존 주간 판매량 기록은 인기작가 J.K. 롤링이 지난 2008년 '해리 포터' 번외편으로 쓴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36만7625부)가 보유하고 있었다.

초대형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의 아성마저 위협하는 이 소설은 미국에서는 1500만 부가 팔려나갔다. 전 세계 판매량이 가볍게 2000만 부를 넘는다는 것이 출판사 랜덤하우스 측의 설명이다.

'그레이…'는 순진한 문학전공 대학생 아나스타샤 스틸과 능란한 사업가 크리스천 그레이가 채찍·수갑 등을 사용한 성행위를 즐기는 내용을 담은 3부작 시리즈다.

영국에서는 시리즈 중 2부인 '어둠의 50가지 그림자'가 25만 부, 마지막 편인 '자유의 50가지 그림자'도 21만 부 팔려나갔다.

열풍의 근원에는 e북(전자책)과 SNS를 통한 입소문이 자리 잡고 있다.

작가 제임스는 인터넷에 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 끈 소설 '트와일라이트'의 팬픽션을 연재하다가 이를 '성인판' 소설로 발전시켰다.

처음에는 책을 내주겠다는 출판사도 없어 호주의 작은 출판사가 소설을 주문 생산했다.

비용이 모자라 블로그 홍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전자책 판매가 시작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그레이…'는 3월 첫째 주 뉴욕타임스 전자책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3위를 기록했다.

소설이 갑자기 인기를 끌자 영국의 대형 출판그룹 랜덤하우스가 손을 내밀었다. 이들은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판권을 따내고서 지난 4월 책을 재출간한 바 있다.

아마존은 지난 26일 이 소설이 킨들을 통해 100만 부 팔려나가며 '전자책 100만 부 시대'를 최초로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