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하는 삼천포-제주 카페리호

2012-07-11     경남일보
삼천포항과 제주항을 운행하는 카페리 여객선 제주 월드호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동안 서부경남 지역민들의 제주도 왕래는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했는데, 삼천포-제주간 카페리호 취항에 지역민들은 지역의 화젯거리로 반기고 보다 나아진 교통여건에 대해 기대와 성원을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인천- 중국 단둥간을 운항하던 선령 25년의 노후 여객선이라 지난 4월 취항 당시부터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일단 설마의 상황은 접고 운항을 해 오다가 지난 7일 밤 출항 30분 만에 배가 멈춰 서 뒷날 구조될 때까지 무려 11시간을 공포에 떤 사고는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사고가 나고 그 복구과정을 보면 승객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성 확보장치를 전혀 읽을 수 없는 심각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3개의 발전기가 모두 정상 가동되지 않았고 비상 발전기마저도 고장으로 작동되지 않아 배안의 모든 전원이 끊겨 승객들이 암흑 속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고, 화장실 물도 나오지 않은 이날 사고가 삼천포 신수도 인접 해안권에서 발생했기에 그나마 다행이지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또 다른 사고 개연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비전원까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안전성 확보의 시작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평소 카페리 측의 안전점검과 관리가 부실의 정도를 넘어섰고, 관계당국 또한 4500t급의 여객선이면 이러한 정기적 안전점검에 철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방증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제주-삼천포간 운항은 서부 경남권에 필요한 노선이다. 잠재적 교통수요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 지역민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여러 여건을 성숙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승객의 안전성이 위협받는 현실은 이러한 지역민들의 기대에 역행하는 일이다. 제주-삼천포 노선은 지역민들의 교통편의뿐만 아니라 향후 지역 활력성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안고 있다는 데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