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갑돈의 삼사일언> 한여름밤의 꿈

2012-07-20     경남일보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환상곡 푸가’를 듣는다.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혈관을 타고 흐른다.

잠을 설쳐 소진됐던

기(氣)가 통저음으로

되살아난다.

페달에서 건반으로,

다시 관으로 이어지는

연결음이 환상적이다.

꿈을 꾼다.

여름을 붙들고 오르간 속으로

들어가다 한 여인의

깊은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꿈을 깬다.

이미 나는 바로크시대의

가을 정취에 취해

한여름밤을

조율하고 있다.

/문화기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