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무서운 택시기사들

2012-08-30     경남일보

최근 택시기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손님이란다. 택시기사들이 가장 반가워해야 할 손님이 무섭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유인즉 최근 들어 택시기사를 상대로 손님들의 폭행이 잇따르면서 택시기사들이 ‘야간에 손님을 태우기가 무섭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 것이다.

택시는 시민의 발이다. 특히 시간이 없고 지리를 잘 모르는 낯선 곳에 가게 되면 가장 의존하는 것이 택시이고, 택시기사이다. 그런데 이런 택시기사를 손님들이 폭행해서 영업에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야간에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손님도 문제지만, 벌건 대낮에 별다른 이유 없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폭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는 사회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백주 대낮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데, 실제로 지난 28일 거제에서 운행 중인 택시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진주에서 술에 취해 택시를 탄 손님이 별다른 이유 없이 택시기사뿐 아니라 경찰관까지 폭행하여 경찰에 붙잡혔는가 하면, 지난달 3일에는 진주시 평거동에서 술에 취한 손님이 이유 없이 택시기사를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택시차량 내에는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만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차량 뒤쪽에서 앞을 향해 설치돼 있어 피의자의 얼굴을 감식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물론 손님들의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지만 폭행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인권보호도 중요하다.

택시기사도 엄연한 직종이며, 귀가하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식구들의 존중을 받는다. 손님이든 택시기사든 모두가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손님들과 택시기사 양쪽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을 한다면 이런 잘못된 분위기는 없어지리라 본다. 차제에 손님과 택시기사 양쪽 모두 예의를 갖추는 태도를 길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