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휘발유값, 제대로 잡아야 한다

2012-09-04     경남일보

올 들어 휘발유값이 계속 올라 평균 2000원대를 상회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ℓ당 2400원대에 이르는 주유소가 여기저기고, 경남의 경우도 이달 초에 2000원을 넘겼다. 지난 두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세를 이루고 있다. 적어도 앞으로 몇 주간은 더 인상될 것 같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제적 시간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내에 적용되는 시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름이다. 출퇴근하는 사람,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의 직접적 교통비 증가는 말할 것 없고 유가상승으로 발생하는 2차 물가대란도 예견되는 시점이다. 휘발유를 포함한 정부의 유가정책에 일대 경각심이 요긴할 때다.

기본적으로 선물시장에서의 국제유가가 올랐다는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시책으로 상승폭을 줄여야 한다. 우선 휘발유 가격 산정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4개에 불과한 정유사에 대한 감시감독이 더 철저해야 한다. 정유사끼리 사전에 정보를 주고받아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담합 관행을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98%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정유사 간의 독점 공급방식에서 시장질서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는 일본의 경우, 지금의 우리처럼 휘발유 가격이 오르지 않는 사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모두 8개의 정유사와 4개 대형 도매 사업자가 적절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름을 팔고 있다.

차제에 정부의 직할방식에 있는 공기업과 광역자치단체 수준의 지방정부에서 기름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판매하는 방식도 따져볼 만한 정책이다. 마땅히 소비자에 대한 제로 수준의 이윤이 전제다. 다른 한편으로는 구매자, 즉 시민들의 인식전환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인건비 등의 거품을 뺀 셀프주유소 이용을 활발히 하는 것이다. 일본의 셀프방식은 3할에 육박하고 미국의 경우는 직원이 기름을 넣어주는 방식은 그야말로 특별케이스다. 우리는 채 5% 정도 수준이다. 또 우리처럼 사은품을 주는 등의 부대서비스와 휘황찬란한 디자인에 눈부실 만큼의 과도한 조명시설을 갖춘 주유소가 거의 없다. 소비자가 모두 부담할 간접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