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1위 부끄러운 ‘챔피언’자리

이수기 논설고문

2012-09-11     경남일보

어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자살자는 매년 100만 명에 달한다. 40초에 1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전쟁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다고 한다. 한국도 눈을 돌려 보면 자살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미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 갇힌지 오래다. 20-50클럽에 가입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 가까이 된다. 

▶자살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자살이 34분에 한명씩, 하루에 42.6명이 한 주에 301명, 한 달에 1290명, 1년에 1만5566명이 삶을 마감했다. 성인 가운데 15.6%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는다는 것은 심각성을 증명해 주고 있다.

▶ 우리 주변에서 자살 소식을 듣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우리 사회가 끔찍한 중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다. 자살이 10∼30대 젊은 층과 노인들의 사망 원인 1위가 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있다. WHO가 한국의 자살 문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살 예방의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양극화를 치유하고 사회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은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선진국의 자살 대책사례를 도입, 사회안전망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승자독식의 1등에 취해온 특권층과 지도층의 반성도 뒤따라야 한다. 소외 계층이 절망과 고통의 늪에서 좌절하다 소중한 생명을 버리지 않도록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할 때다. 자살률 OECD 1위라는 부끄러운 ‘챔피언’자리도 유지하고 있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