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 복잡한 계산 거쳐 꽃 찾아간다"

2012-09-20     연합뉴스
호박벌이 뇌가 더 큰 동물만 수행할 수 있다고 알려진 복잡한 과정으로 가장 향기나는 꽃을 찾아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퀸 메리 런던대학의 연구진은 호박벌이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동 가능한 경로 수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꽃에 이르는 최단거리를 찾아낸다는 연구결과는 내놨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호박벌이 움직이는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자당을 넣은 인공 꽃과 움직임에 반응하는 소형 카메라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꽃 5송이를 목초지에 심어두고 벌 5마리를 날려보내 카메라로 뒤를 쫓았다. 또 벌들에게 소형 트랜스폰더(무선응답기)를 달아 레이더 추적을 병행했다.

 그 결과 호박벌이 경험을 통해 이동횟수를 80%까지 줄여나가, 이동 가능한 120가지 경로 중 나중에는 약 20가지만 시도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마티우 리오루 박사는 "처음에는 벌들이 비어 있는 꽃을 여러 차례 다시 들르며 복잡하게 움직였으나, 시행착오를 통해 후에는 모든 경로를 계산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벌들에게 주어진 도전과제가 여러 곳을 들르면서 최단 경로를 찾아내야 하는 '외판원 문제(TSP)'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는 이 문제를 풀 때 모든 가능 경로를 일일이 계산, 비교해 그 중 가장 짧은 것을 찾아낸다.

 리오루 박사는 벌들이 완벽한 최단 경로는 아니지만 거의 근접한 경로를 찾아냈다며 "1천개에도 안 되는 신경세포를 지닌 벌들이 이러한 작업을 해낸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함께 수행한 로댐스테드 연구소의 크리스 롤링스 박사는 "수학적인 계산끝에 해낼 수 있는 복잡한 행동을 호박벌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방법으로 구사해냈다"며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