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방교육

최정혜(객원논설위원)

2012-09-27     경남일보

요즘 우리 사회는 거의 성폭행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최근 연이어 일어나는 강력 성폭행 범죄사건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마치 이를 비웃기나 하듯 며칠 전 또다시 초등 1학년생을 끔찍하게 성추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현직 군인이 휴가 중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겨우 아동기에 들어선 여아를 옥상계단으로 끌고가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런 일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힘이 없는 어린 여아를 한 인간의 인격체로 본 것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물건처럼 취급한 것이다. 이런 성폭행 범죄자에 대해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해서, 술에 취해서 등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런 판단은 성범죄자를 감싸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유아 성폭행이나 성추행은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다.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려면 여성들에게 ‘피해자 되지 않기’를 교육할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게 ‘가해자 되지 않기’를 교육해야 한다. 현재 각 학교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하여 연 10시간을 하도록 되어 있고, 각 직장에서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연 2회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각 현장에서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성폭력 예방교육은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인권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예방은 우리 모두의 의식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어린 여자아이든 성인여성이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어린 남학생에서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남자의 여자에 대한 인권교육이 우선될 때 성폭력 예방교육이 될 것이다.

최정혜(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