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평사리 가을결실 황금물결

2012-10-05     여명식

▲평사리 들판 한 복판에 부부송이 우뚝 솟아있다.

 

결실의 계절이다. 들녘은 온통 황금물결로 넘실거린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 흘린 농부들의 땀방울이 탐스럽게 여물고 있다.

지리산 준봉이 병풍처럼 휘두른 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들판. 협곡을 헤쳐 흐르던 섬진강이 들판을 만들어 사람을 모으고 촌락을 이뤘다.

낮게 내려앉은 새털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청명한 가을 하늘과 지리산 능선을 따라 그어진 사선이 황금들판과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냈다.

무논으로 형성됐다고 해서 무딤이 들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만석지기 두엇은 능히 낼만한 넉넉한 어머니의 품이다. 자그마치 273㎡(약 83만평).

박경리는 이 땅에 생명과 그리움을 불어넣었다. 서희와 길상처럼 알곡이 고개 숙인 황금들판 한 복판에 애틋한 부부송이 그윽한 솔향을 내뿜으며 그리움을 전한다.

하동/여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