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사회적 안전망 확보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2-10-30     경남일보
인간사회의 가장 바람직한 세상모습과 질서를 설계하는 과정에 나온 말 가운데 하나가 유토피아다. 그 순수한 의미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no where) 이상의 세계다. 인간 삶의 두 축이 시간과 공간이다 보니 시간의 흐름, 공간의 차이에서 유토피아 내용의 구성물은 달리 전개되고 있다.

▶이 시대 유토피아 논의 하나는 정보화시대 생산성 향상에서 도출된 몫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서는 직접적 보상 외에도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고, 시장부문에서 축출된 사람들에게 사회적 경제(the social economy)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기술로 인한 거대한 생산성 향상분이 공유되지 않고 일부 사람에게만 전유된다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격차는 사회정치적 격변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상당한 교육과 기능,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미래 세계, 경제적 삶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이 될 것인가와 현실적인 공존의 사회적 안전망(net work)을 고민한다. 해고라는 실제적인 전망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단체가 미국 GDP의 6%를 창출한다는 보고서가 있다. 이가 시사하는 바는 고유문화와 건강한 시민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단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문제다. 시장중심 자본주의가 생물학적 다양성과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이제는 문화자원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두고 ‘상업과 문화의 대충돌’이라고 말하지만 인간 공존의 텃밭은 문화 다양성이 유지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