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덕씨 4전5기 부산마라톤 우승

2012-11-16     김종환
대한민국 1호 서브스리(풀코스 3시간 이내 주파) 100회 완주를 달성한 대우조선해양 아마추어 마라토너 심재덕(43)씨가 지난 11일 부산 다대포에서 열린 제 14회 부산마라톤대회 풀코스 부문에서 2시간 37분19초의 기록으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씨는 그동안 부산마라톤대회에 4번 출전해 준우승만 세 차례 하는 등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5번째 출전 만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씨는 부산마라톤대회에서는 처음 우승했지만 이미 마라톤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타’이다. 올해만 해도 경주 동아마라톤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무려 11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심재덕씨는 1993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미국 MMT 160km 산악마라톤 대회에서 최고기록 우승, 일본 노베야마 산악마라톤 대회 우승, 코리아 울트라마라톤 챔피언십 최고기록 우승 등 굵직굵직한 우승 경력으로 전문 마라토너도 쉽지 않은 기록들을 만들어 왔다.

특히,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마라톤을 입문해 풀코스를 40여 회 완주한 것을 감안 한다면 대한민국 최초 서브스리 100회를 2008년에 달성, 현재까지 193회를 완주한 심씨의 진기록은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울트라 마라톤맨’이라 불리는 심씨는 기관지 확장증으로 폐활량이 일반인의 70%에 불과한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달리면 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 째.

마라토너는 타고난다는 세간의 생각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사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홀홀 단신 자신과의 도전을 시작했다. 살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는 그의 삶에 긍정의 힘을 주었고, 신체적인 한계마저도 극복할 수 있었다.

심 씨는 “가을이 되면 몸 상태가 최고조에 달하는데 가을에 열리는 부산마라톤대회에서 그동안 우승을 못해 아쉬웠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한을 풀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숨 막히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자신보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는다는 그의 아름다운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거제/김종환기자 hwa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