度넘은 유사축제 베끼기

강동현 (편집부장)

2012-11-26     강동현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서울시의 ‘등(燈)축제’가 유사축제 베끼기로 다시 한번 진주시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진주에서는 3년 전부터 서울시가 등축제를 진주남강유등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계속 개최하자 “성공한 축제 베끼기”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등축제와 유등축제는 전혀 달라 모방은 오해”라며 콧방귀를 뀌고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0년 만에 진주와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는 축제를 찾은 주말 관광객이 평일의 배 이상 늘어나 모두 280여 만명이 축제에 참여해 1400여억 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내년 2월 캐나다 수도 오타와 ‘윈터루드(Winterlude)’ 축제에 정식으로 초청되는 등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는 전기를 맞았다.

▶서울시가 지난 2010~2012년 한국 방문의 해와 관련, 청계천에 등(燈)을 띄우는 세계축제를 3년간 개최한데 이어 내년에도 이 행사를 열기 위해 내년 등축제 예산 11억 7000만원을 편성했다고 한다. 당초 3년간 한시적으로 열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등축제가 예상 밖의 인기를 모으자 상시 축제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답지 못한 태도이다.

▶서울시의 등축제 정례화 의도는 유사축제의 중복 개최를 피하도록 하는 정부의 지역축제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위배된다. 또한 거대도시 서울이 지방도시에서 독창적으로 개발한 축제를 빼앗는 문화침탈 행위이며 자립형 명품축제로 거듭나야 하는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남의 성공한 축제를 따라하기보다는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축제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도리일 것이다.

강동현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