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사지구 침수피해 지자체 책임있다"

대법, 배수문 관리 사천시에 책임 판결

2012-12-12     연합뉴스
2007년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남강댐 물이 역류해 인근 매립농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 배수문 관리를 맡았던 사천시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남강댐에서 유입되는 수량을 조절하는 배수문을 통해 물이 흘러들어 농작 중인 고구마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농민 강모(75)씨 등이 사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사천시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완사지구 매립농지를 둘러싼 제방인 정곡제와 정곡제 내 배수문은 하천부속물로 경남도지사가 사천시에 유지ㆍ관리를 이관한 상황에서 배수문을 통해 침수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해당 배수문을 하천부속물로 보지 않고 사천시의 관리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은 지자체의 영조물 관리의무와 손해배상 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완사지구 매립농지는 남강댐 건립에 따라 수몰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상류 지역을 매립해 조성된 농지다.

지난 2007년 9월17일 태풍 ‘나리’로 인해 폭우가 쏟아지면서 정곡제 내 배수문을 통해 남강댐 물이 역류, 강씨 등이 재배하던 고구마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강씨 등은 경남도로부터 배수문 관리를 위임받은 사천시와 남강댐 수위 관리를 맡고 있던 한국수자원공사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사천시와 수자원공사의 책임을 각각 인정해 강씨 등에게 산정된 피해액인 4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배수문은 국가가 관리책임을 지는 하천부속물이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천시가 배수문의 관리를 위해 비용을 부담한 증거가 없어 국가배상법에서 정한 비용부담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며 사천시에 대한 부분을 기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