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지형 변화ㆍ미완의 단일화 결정타

문재인 대선 패배 요인은

2012-12-20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패인으로는 유권자 지형 변화, 박정희-노무현 대결론, ‘미완의 단일화’ 등이 거론된다.

19일 실시된 18대 대선 유권자의 세대별 지형은 최근 10년새 처음으로 5060세대가 2030세대를 앞질렀다.

5060세대는 전체 유권자의 40%(1662만2840명), 2030세대는 38.2%(1548만8375명)로 집계됐다.

2030세대는 진보성향 후보에, 50대 이상은 보수성향 후보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인 통상적인 흐름을 대입해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이 보수와 진보간 1대1 대결 구도 속에 세결집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유권자 지형 변화는 승부를 가른 분수령이 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에서는 2030세대가 전체 유권자의 48.3%에 달했다.

대선판이 박근혜-문재인 대결을 넘어 박정희-노무현 대결 구도로 흐른 것도 결과적으로 문 후보에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실패한 과거정부론’이 유권자들에게 먹혔다는 분석이다. 530만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승부가 난 5년전 대선에서도 노무현 정부가 싫어 무조건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문 후보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을 뛰어넘는 확고한 자기 브랜드를 제시하지 못해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경쾌하지 못했던 것도 문 후보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비록 안 전 후보가 막판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으나 그의 후보 사퇴에 충격받은 ‘안철수 지지층’은 엉거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적으로는 고향이자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문 후보는 ‘마의 지지율’로 불린 40% 가까운 표를 얻었다.

그러나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승부처인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 자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에 그쳤다.

애초 수도권 유권자 비율이 5년새 48.6%에서 49.4%로 소폭 증가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수도권에서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문 후보 측은 수도권 득표력에 기대를 한 게 사실이다.

위기관리 능력도 아쉬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으나 경찰 중간수사 발표에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흑색선전 논란에 휘말렸다. 게다가 민주당은 추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역풍을 맞아 살얼음 판세에 미세한 균열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