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들의 자화상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2-12-21     경남일보
2012년 한 해 대한민국의 얼굴을 고민한다면 가계부채 900조 시대, 씁쓸한 청년들의 자화상이 현실로 읽혀진다는 사실이다. ‘747공약’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임기 초반부터 공약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고, 고물가에 시름하는 서민들은 날이 갈수록 늘었다. 한국은행 통계 2011년 말 기준 가계부채는 912조 9000억 원 규모이며 가구당 4560만 원, 인구 1인 환산 1830만원이다. 가계부채 1000조 돌파도 시간문제다.

▶외치(外治)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지만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대기업의 곳간을 기꺼이 채워준 고환율 정책에 워킹 푸어, 허니문 푸어, 하우스 푸어, 에듀 푸어 실버 푸어까지 빚 권하는 정부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계층의 희극적인 이름들이다. 2009년 환율 폭등으로 수출기업은 77조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국민들은 63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시장자율을 강조하는 MB 노믹스 실체의 하나다.

▶주거비 마련과 생활비로 시작되는 빚, 하지만 변제능력을 상실할 경우 2030세대가 부담해야 할 위험부담은 크다. 신용회복위원회 신청자 100만 명 중 53.2%는 2030세대다. 우리 미래세대의 삶에는 이처럼 감당할 수 없는 빚이 있고, 그 변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정치권의 정리 안 된 복지 포퓰리즘이다. 이 재원은 결국 지금의 젊은 2030세대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래시대의 주역이다. 그들은 그들의 삶이 있다. 그런데 미래시대에 그들이 향유해야 할 몫까지 지금의 우리가 짐을 지우는데 박수치고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미래세대에 빚 떠넘기는 철면피가 되어가고 있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