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불공평·불행한 사회'

이수기 (논설고문)

2013-01-03     경남일보
2013년 희망과 도전의 계사년(癸巳年) 뱀띠의 새해가 밝은지 3일이 됐지만 연이은 눈에다 매서운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새롭게 주어진 계사년 365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재도약으로 이끄느냐, 아니면 선진국의 길목에서 내 탓 네 탓만 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느냐의 갈림길이다. 새 정부가 안고 있는 역사적 책무는 막중하다. 올해 최대의 화두는 단연 국민대통합과 경제위기 극복이다. 우리 앞에 위기와 기회가 함께 도래해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선의 덫에 걸려 버둥거리다가 3류 국가로 추락할 것인가, 선진 일류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기틀을 닦을 것인가.

▶민심은 천심이라 ‘조석변(朝夕變)’이라고도 한다. 대통령은 모든 문제를 ‘해결사’인양 전지전능한 리더십을 열망한다. ‘대통령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부터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게 마련이다. 대선에서 압승했으나 집권 초반부터 심각한 민심 이반을 겪어야 했던 이명박 정권의 경험은 좋은 반면교사다.

▶만약에 새 정부가 의욕만 앞세워서는 곤란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권력이 있다고, 정책수단이 있다고 함부로 손을 대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최악의 결과를 빚게 된다. 안목과 식견이 필요하다. 산 너머 산이라고 해서 올해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는 없다.

▶오는 2월 25일은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하나 국민 10명 중 6명꼴로 ‘평생 노력해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통계라면 ‘불공평하고, 불행한 사회’다. 진정한 민주사회가 아니며, 지속가능한 사회도 아니다. 뱀처럼 허물을 벗을 때 마다 몸집이 커지는 같이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개혁, 성장·발전시켜야 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