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태권도를 품을 것인가

국제올림픽위원회 12~13일, 핵심종목 선정 임박

2013-02-08     연합뉴스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 선정이 임박하면서 ‘국기(國技)’ 태권도의 앞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13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 회의를 연다.

 회의 안건 중에는 2020년 하계올림픽 때부터 적용할 25개 핵심종목 선정에 대한 심의가 있다. 이번 회의에서 올림픽 핵심종목과 퇴출 종목이 사실상 갈릴 것이란 예측이 많다.

 IOC는 올해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2020년 올림픽 종목을 결정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태권도를 포함해 지난해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26개 종목 가운데에서 한 종목이 빠진다는 데 있다. IOC가 핵심종목이라 부르는 25개 종목 안에만 들면 이변이 없는 한 영구적인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하계올림픽에서는 핵심종목을 포함한 28개 종목을 유지한다는 것이 IOC의 기본 방침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런던올림픽 종목에 골프, 럭비를 더해 28개 종목을 치른다.

 IOC는 2009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서 골프와 럭비를 2016·2020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했다.

 2020년 올림픽 종목에는 런던올림픽 참가 종목 가운데 한 종목을 제외하는 대신 후보종목에서 한 종목을 추가한다.

 올림픽 참가를 희망하는 후보 종목은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7개다

 이 종목들은 지난해 12월 로잔에서 열린 IOC 프로그램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올림픽 참가를 호소했다.

 IOC는 이번 집행위 회의 때 런던올림픽 26개 종목 가운데 핵심종목 25개를 추려 9월 총회 안건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 회의에서는 지난달 열린 프로그램위원회의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핵심종목 및 퇴출 종목을 선정한다.

 이어 IOC는 5월 29∼3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차기 집행위 회의에서 새로 올림픽 무대에 올릴 한 종목을 선택해 역시 9월 총회 안건에 부칠 예정이다.

 다만 종목 하나를 올림픽에서 빼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일단 차기 집행위 회의로 결정을 미루거나 이번에 일단 후보를 복수로 압축한 뒤 총회에서 IOC 의원들의 투표로 최종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2016년 올림픽까지는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태권도는 객관적 평가 등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은 세계태권도연맹(WTF)은 회원국 수가 204개로 늘어나며 글로벌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했다.

 태권도는 2015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처음 열릴 ‘유럽의 올림픽’인 유러피언게임에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하계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 팬아메리카게임, 아프리카게임, 오세아니아게임에 이어 유러피언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선택되면서 태권도는 5개 대륙 종합경기대회의 종목으로 치러진다.

 게다가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태권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어느 정도 떨쳐냈다.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전자호구시스템과 즉시 비디오판독제를 도입,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판정시비 등을 없애면서 공정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종주국의 위상에 금이 간 것은 아쉽지만 태권도에 걸린 8개 금메달을 8개국이 고루 나눠 가지면서 ‘절대 강자’가 없음을 보여준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태권도가 상대적으로 최근에 올림픽 종목에 합류한데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종목의 도전이 거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강원도 평창은 현지실사 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도 IOC 위원들의 투표에서 두 번이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 만큼 집행위 회의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IOC 집행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4명, 위원 10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