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쌍백초등학교의 '특별한 졸업식'

70대 어르신 5명, 60년만에 졸업장 받아

2013-02-20     김상홍
19일 열린 합천군 쌍백초등학교 졸업식이 화제다. 60년 전 가난 때문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졸업식장 단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정병길(73·합천) 한영환(73·합천), 이도환(72·부산),박평수(72·합천), 강삼조(72·서울)씨 등 5명이다.

이들은 1950년 한국전쟁기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1953년 6학년을 다니고도 당시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졸업경비 ‘백미 3되’가 없어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6년을 같이 공부한 것으로 만족해야했던 이들 학생들은 60년이 지난 노인이 되어 19일 졸업식을 위해 서울, 부산 등지에서 연로한 몸을 이끌고 모교인 쌍백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함으로써 그동안 맺힌 한을 풀었다.

어려웠던 시절, 민족의 시련과 아픔을 같이 했던 이들 5명의 18회 명예졸업생들은 이날 졸업식에서 꿈과 희망 가득한 손자뻘인 14살 졸업생 8명과 교가를 함께 불러 참석했던 학부모와 교직원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교가 제창 뒤 이들 5명의 명예졸업생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60년만의 명예졸업장을 전달받았다.

김우영 교장은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졸업생은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60년만의 졸업식
60년만에 졸업장을 받은 합천 쌍백초등학교 명예졸업생들이 졸업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길, 이도환, 강삼조, 한영환, 박평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