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혁신도시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2013-02-21     경남일보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참여정부 시절 시작한 사업이다. 표 장사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든 균형발전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든 지역민에게는 큰 기대감을 주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계속 추진여부를 놓고 국가적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소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론적으로 두 사업 모두 현재 진행형이다.

▶진행형이지만 그 속도차이는 엄청나다. 세종시의 경우 이미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6개 중앙부처가 이전되었다. 내년까지 16개 부처와 20개 기관이 추가로 이전된다. 주거공간, 교육 및 문화시설 등 도시 인프라 시설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주변에 풍부한 산업단지와 과학연구단지가 집중되어 있어 자족도시로서의 성장역량도 충분하다. 본격적인 행정중심 도시 세종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국에서 추진 중인 10개 혁신도시는 세종시에 비해 속도가 많이 늦다. 아직 어느 곳에서도 혁신도시 시대가 열렸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없다. 진주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중앙관세분석소가 이전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업무를 시작한데 불과하다. 올해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3개 기관이 신사옥을 준공한다고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작년 11월에야 착공을 했고 나머지 기관은 아직 착공 전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혁신도시 내 입주할 기업유치가 급선무다. 공공기관 몇 개 옮겨 놓는다고 해서 혁신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대학·연구소가 기능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여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혁신도시의 앞날은 아직 멀고도 험난하다. 혁신도시를 바라보면 걱정이 앞서고 세종시를 바라보면 부러움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