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와 합천군의 청렴

김상홍기자

2013-02-22     김상홍
‘염자안염 지자이염(律己篇·廉者安廉 智者利廉)’. 다산(多山)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 내용 중 일부이다. 청렴한 사람은 청렴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청렴을 이롭게 여긴다는 뜻이다. 또한 한밤중에 뇌물을 주고받으면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하늘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아니 새벽이면 다 드러난다는 말이다. 즉 청렴이 이롭다는 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책은 시장, 군수 등 정치인들이 주로 많이 읽는 지침서 중의 하나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꼽고 있다. 또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은 목민심서를 탐독하고 전란 중 피신할 때도 항상 몸에 지녔으며 죽을 때 관속에 넣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회자되고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을 꼽았으며 다산의 기일엔 제사상을 올렸다고 한다.

이 책의 마니아로 소문난 사람이 또 있다. 바로 하창환 합천군수다. 늘 옆에 두고 읽는 책이자 공직자들에게 청렴을 강조할 때나 직원 조회시 목민심서를 자주 인용하기로 정평 나 있다.

목민심서는 지방 목민관이 부임할 때부터 물러날 때까지 항상 가슴에 담고 실천해야 될 사항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2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책이 많은 공직자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공직자가 갖춰야 할 자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목민심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 ‘청렴’이다. 다산은 청렴을 공직자의 본래 직무이고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며 청렴하지 않고서야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청렴해야만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합천군은 공직자들에 대한 청렴교육을 실시한 결과 경남도의 2012년 시·군 주요 업무 합동평가의 부패방지 분야에서 도내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1위(가 등급)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계사년 새해 합천군 공무원 청렴동아리 청아리 회원들은 ‘2013 청렴 다시 시작이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와 출근길 직원들에게 청렴 마인드 제고를 위한 직장문화 조성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하 군수는 취임 2년6개월 넘게 줄곧 ‘청렴’을 강조하고 있다.

하창환 군수가 공직자들에 대한 청렴교육과 강조는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건 확실하다. 옛 선인들이 목민관에게 전하려는 말과 지키고자 했던 행실을 오늘날 합천군 공직자가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군민은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고 또 공정한 사회가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