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2013]기부문화에서 희망을 찾다 <5>

"작은 도움이 힘이 된다면 그게 바로 행복"

2013-02-22     임명진
자신의 자녀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횟수로 9년째 기부봉사를 펼치고 있는 학부모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진주시 상대동에 살고 있는 이경자(52)씨가 바로 그 주인공. 경자씨는 고등학교 1학년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런 경자씨는 두 자녀가 졸업한 진주도동초등학교에서 기부천사로 불리고 있다.

사연을 소개하면 이렇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3학년이 될 무렵인 2005년 어느 날, 경자씨는 고민에 빠져 있는 큰아이를 보고 의아해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 중에 어려운 형편에 놓인 친구가 있는데 그 사연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아이들도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돕고 싶어하는데 우리 어른들은 뭔가 하는 생각 말이에요.” 사실 경자씨도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 자체를 꿈도 꾸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큰아이를 통해 전해들은 딱한 사연은 경자씨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까.’ 그렇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경자씨는 2005년 부터 매년 10여 명씩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학여행비 지원과 중학교 교복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인생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학여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왔으면 하는 마음과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인재가 됐으면 하는 경자씨의 바람이 담겼다.

경자씨는 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보험을 가입해 주거나 수술비를 남몰래 지원하고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이나 급식 도우미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봉사활동 모임에도 9년째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덕분에 아이들도 심성 바르게 자라 경자씨는 뿌듯할 뿐이다.

경자씨는 “사실 제가 하는 일은 작은 관심과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에요. 학부모들 중에는 봉사나 기부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가 없어 못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으세요.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