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박성민 기자

2013-03-01     박성민
‘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뉴욕양키스의 포수 요기베라는 메이저리그 야구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85.61%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전설의 반열에 올라선다. 그가 시즌 중반 뉴욕 메츠 감독 재직시절 부진에 빠지자 언론은 그에게 “시즌이 끝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했다. 요기베라는 이에 대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답하며 이는 훗날 야구계의 최고 명언 중 하나로 전해진다. 그 해 메츠는 결국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1997년 8월 23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쌍방울은 9회초까지 4-1로 뒤지고 있었다. 2사 1·2루의 마지막 찬스에서 타자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하며 삼진 아웃됐고 공도 관중석으로 중계도 끝이 났다. 그러나 저녁 스포츠 뉴스를 본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6-4 쌍방울 승리.

그렇다. 마지막 타자가 헛스윙한 볼은 원 바운드 볼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 상태였던 것이다. 이 경우 타자는 공이 뒤로 빠지면 1루로 뛸 수 있다. 특히 투아웃 이후에는 누상에 주자 상관없이 낫아웃 적용을 받는다. 이 사실을 간과한 심판진과 선수, 중계진 모두 짐을 꾸렸으나 오직 김성근 감독만이 심판의 규정적용 잘못을 지적하며 경기를 다시 이어지게 만들었다. 쌍방울은 이후 삼성 투수들을 상대로 6-4로 역전하며 한국 프로야구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NC다이노스 김경문 감독도 언제나 끈끈한 팀컬러를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큰 수확은 단순히 몇 승이 아니라 9회에도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을 일궈내는 선수들의 모습이었다”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실제로 NC는 미국 애리조나 첫 평가전인 KIA전에서 6회까지 5-0으로 끌려다녔지만 7회에만 4득점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1점차로 석패한 바 있다. 또 27일 벌어진 대만프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4-2로 끌려가던 경기를 차근차근 쫓아가며 7회 6-5로 뒤집었다.

비단 이 말이 야구에만 적용되겠는가. 우리네 삶에도 항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매사 쉽게 포기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