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목련

심언주 시인

2013-03-04     경남일보
쪼끄만 새알들을 누가

추위 속에 품어 주었는지

껍질을 쪼아 주었는지

언제 저렇게 가득 깨어나게 했는지

가지마다 뽀얗게 새들이 재잘댄다

허공을 쪼아도 보고

바람 불때마다

촉촉한 깃을 털고

꽁지깃을 치켜 세우고

우왕좌왕 서투르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

벌써 바람의 방향을

알아챈 눈치다



작품설명=젖몸살을 하는 목련이 따스한 햇살에 자지러지게 수줍고, 진달래가 초경을 준비하는 사이 개나리도 실눈을 뜰 기세다. 허공을 쪼아대는 저 목련의 주둥이에 봄이 열리고. 낮은 키의 쑥도 암내를 풍긴다. 세상이 근지럽다. (진주문협회장 주강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