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입대 '34년 후' 같은 날 전역

39사단 정태현·하만석 원사 '기막힌 인연'

2013-03-05     이은수
39사단 하원사 정원사
39사단 하만석 원사(왼쪽)와 정태현 원사


지난달 28일 열린 육군 제39보병사단 전역행사에 이색적인 부사관이 전역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34년 전 같은 날 같은 부대에 입대해 39사단에서 같은 날 전역한 정태현(55) 원사와 하만석(55) 원사.

정 원사와 하 원사는 부사관이 되기 위해 1979년 2월 2일 ‘육군 3군 하사관학교’(경기 가평)에 입교해 6개월의 양성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보병 하사로 임관했다. 임관 후 정 원사와 하 원사는 8사단과 99여단으로 보직을 받아 헤어지게 됐다가 자대에서 평가를 우수하게 받아 ‘육군 3군 하사관학교’ 훈육요원으로 선발돼 함께 복무하게 된다.

정 원사는 “임관동기가 118명인데 하사관학교 훈육요원으로 뽑힌 게 4명이다. 고향 친구와 함께 근무하게 돼 반갑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하사관학교에서 16개월을 함께 근무한 두 사람은 1981년 9월 하 원사가 25사단으로 전출을 가면서 두 번째 헤어짐을 맞게 된다. 하 원사는 “군에 대해 잘 모를 때 22개월을 서로 의지하면서 보냈는데 당시 막상 헤어지려니 많이 아쉽더라고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헤어져 하 원사는 특공연대, 특공여단, 이라크 자이툰사단에서, 정 원사는 8사단, 50사단에서 서로 떨어져 복무했다.

39사단에 먼저 온 것은 정 원사다. 오랜 타지 생활을 끝내고 고향 근처에서 복무하고 싶은 마음에 2005년 39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전입왔다. 이어 하 원사가 2008년 39사단 예하 용호연대 주임원사로 보직을 받아 부임하면서 둘은 27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전역 소감에 대해 하 원사는 “우리 둘 다 1958년 1월생이라 같은 날 전역하게 됐다. 임관과 전역을 함께 하니 기분이 참 묘하다.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 함께 도와가며 살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 원사는 군생활을 하면서 취득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살려 창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고, 하 원사는 남해로 귀농해 키위와 시설채소를 키우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육군 39보병사단은 진급, 전역, 근속 30주년 등을 축하하는 ‘통합 축하행사’를 사단장(소장 장재환) 주관으로 매월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