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상옥 시인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2013-04-05     경남일보
짧다, 속절없다

말하지 마라.

무량히 피었다가

무량히 지는 것,

내 삶의 방식이다

-하회당 <낙화>



영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지상에서의 삶은 한 점과 같다. 50년을 살든 100년을 살든 윤동주처럼 20대에 생을 마감하든 한 점이기 마찬가지다. 그러니 무량히 피었다가 무량히 지는 벚꽃 같은 삶을 두고 짧다, 속절없다고 함부로 말할 일도 아니다. 이 덧없는 봄날, 번개처럼 번쩍 하고 생의 강렬한 한 줄기 무늬를 남기고 산화(散花)한 이들을 떠올려 봐도 좋다.

/이상옥·창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디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