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모순 해결…악순환 고리 끊어야 산다

잡음 많은 한국실크연구원 <하>대안은 없는가

2013-04-15     최창민
제12대 한국실크연구원장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오는 16일 까지 원장 후보 접수를 마치고 24일 ‘원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후보적격자를 이사회에 추천,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주무 부처인 통산산업자원부의 승인을 받으면 원장이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원장이 선임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 새 원장을 선임하더라도 이사장이 일일이 간섭할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존치된다면 다시 마찰과 사퇴 등 잡음이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남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불합리한 정관에 대한 개정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실크연구원에서는 그동안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정관에 대해 개정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의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 이사장과 실무진과도 공감을 하고 있어 의외로 진척이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분란의 불씨가 사라지는 격이다.

정관 개정작업의 핵심은 이사회의 기능, 원장의 기능을 구분 짓는 작업이다. 원장에 대해서는 행정전반에 대한 실무를 하게하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며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회는 행정집행에 관여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인 이사회 소집 회의주재 이사회 의결권을 갖는 것으로 정리돼야 한다. 이는 원장책임경영론이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실크연구원은 조직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도덕적 해이와 무책임’도 만연해서는 안된다. 새 원장이 오면 실크연구원측에서 확인한 바 있듯이 이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자 처벌과 징계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주시는 시에서 지원하는 예산을 잠정 중단했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실크연구원은 올해 사업시행에 어려움 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 지원재개 선결조건은 선명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직의 변화와 혁신’ 을 강조해왔다.

지역실크산업을 발전육성시켜야하는 진주시도 책임이 있지만 그렇다고 연구원이 지원기관과 대립각을 세워야하는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실크연구원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진주시와 실크연구원의 상호 협력적인 관계설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실크연구원의 존재만으로도 실크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한 관계자의 조언을 의미 있게 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가장 먼저 “사람이 중요하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양성해 실크산업에 대한 최상급의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내부 구성원의 경쟁을 통한 변화도 강조했다. “실크연구원이 지역에 있는 특성때문에 경쟁이나 외부자극이 없어 타성에 젖을 우려가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변화와 두려워 한다” 고 진단한 뒤 “실크산업의 전반적인 침체가 원인이지만 실크연구원마저 정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재정확보에 주력하고, 조직을 관리하며 지역업체와 교류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원들은 자기개발에 정진하고 조직과 업체가 하나로 결집, 서로 윈-윈하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크연구원은 곧 새원장을 선임하게 된다. 연구원장 공고에는 ‘지역실크산업 활성화와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영 역량 및 혁신 의지를 겸비한 원장’ 이라고 돼 있다.

관련업체와 시민들은 원장 선임을 계기로 한국실크연구원이 그동안의 불협화음을 잠재우고 지역과 국내의 실크산업 육성책 연구, 실크기술의 연구개발, 시험연구시설 설비의 제공 및 기술지도 등 본연의 업무와 기능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