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나무 속 그녀를 읽다

이상옥 시인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2013-04-19     경남일보
봄날 오후

누가 가두어 놓았을까

나이테가 따로 앉은 두 개의 방

그녀는 날고 있다

-황시은 <단감나무 속 그녀를 읽다>



단감나무를 베어 보니 나무 속에 갇혀 있던 그녀가 날아가고 있다. 참으로 신비한 형상이다. 무슨 신화 같기도 하다. 나무가 베어지지 않았으면 그녀는 영원히 감춰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을 뻔했다. 사람에게도 감추어진 많은 것들이 있을 터이다. 어떤 상황을 필연적으로 만나지 못하면 도무지 드러날 수 없는 재능 같은 것. 요즘은 가수 싸이가 대세인 것 같다. 싸이가 싸이 될 수 있는 것도 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만났기 때문 아닌가.

/이상옥·창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디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