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김곤섭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2013-05-03 경남일보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어린이날만큼은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먹여주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을 사주고 싶어 하는 날일 것이다. 하지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매년 바라기만 하는 물질적 기대수준만 늘려가는 건 아닐까. 하지만 어린이날, 이날만큼은 부모로서 우리 자녀들에게 그저 사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는 날로서가 아닌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날로, 조선시대 자녀 교육법이었던 아홉 가지 몸가짐에 대한 ‘계몽편’의 가르침을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침을 선물하는 날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서당이나 향교(鄕校)에서는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칠 때 천자문(千字文)으로 한자를 익히게 한 다음, 교훈적인 교재로서 ‘계몽편(啓蒙篇)’을 가르쳤다는데, ‘천자문’을 통해 이제 막 글을 깨친 어린아이들에게 아홉 가지 올바른 생활습관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아홉 가지 올바른 생활습관이란 첫번째, 족용중(足容重·발을 무겁게 하라). 이는 쉽게 흔들리면 안 된다는 의미이며 두 번째, 수용공(手容恭·손을 공손히 하라). 내 두 손이 늘 올바른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함이다. 세 번째, 목용단(目容端·눈을 단정히 하라). 이는 늘 밝고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들을 많이 보라는 것이다. 네 번째, 구용지(口容止·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기에 늘 입을 열기 전 심사숙고하라는 의미이리라. 다섯 번째, 성용정(聲容靜·소리를 정숙히 하라).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의미를 보임이며 여섯 번째, 기용숙(氣容肅·기운을 엄숙히 하라).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남을 섬길 줄 알고 자신이 가진 좋은 기운을 잘 사용해야 함이다. 일곱 번째, 두용직(頭容直·머리를 곧게 세워라). 언제 어디서나 자세를 반듯하게, 몸을 바르게 하라는 의미이다. 여덟 번째, 입용덕(立容德·덕이 있게 서 있으라). 언제 어디서나 중심을 잃지 말고 늘 자신의 자세를 살펴 바르게 하라는 것이리라. 아홉 번째, 색용장(色容藏·얼굴빛을 씩씩하게 하라). 얼굴에서 좋은 기운이 나올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라는 것이다.
이 아홉 가지 가르침을 통해 내 자녀들이 지금보다 더 훌륭한 인격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는 가르침을 선물 할 수 있는 귀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자녀들이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지 않으면 제도적 많은 교육도 이들의 미래에 빛을 발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어린이날은 우리들의 귀한 자녀에 대한 생활습관 재점검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곤섭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