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자 방치하면 성실납세자만 억울"

'체납징수' 동분서주, 양용주 진주시청 세무관

2013-05-06     정희성
▲양용주 계장
“지방세 체납액 징수는 지방세수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실한 납세자들과 형평성 문제다. 강력한 징수가 필요하다”

진주시청 세무관 양용주 계장(도세담당)은 요즘 지방세 체납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물론 양용주 계장 외에도 경제통상실 소속 과장과 계장, 읍·면·동장 및 세무담당 주사 99명 역시 지난 3월부터 체납세 징수를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시는 지난 두 달 동안 13억 2500만원을 징수했다. 시는 전체 체납액 99억원 중 30%를 6월까지 징수할 계획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남에게 돈 받는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체납세 징수는 어렵다.

욕설을 듣는 것은 기본이며 협박에 문전박대까지 당하지만 이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체납액 징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양용주 계장은 “옛날에는 의도적으로 지방세를 체납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정말 먹고 살기 힘들어 세금을 못내는 체납자도 많다”며 “얼마 전 체납자의 통장을 압류했는데 체납자가 ‘통장을 압류하면 생활비가 없다’며 호소한 경우도 있었다. 가슴 아팠지만 성실한 납세자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을 보면서 ‘어렵게 거둔 세금을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징수과정에서 황당한 일도 여러 번 겪었다. 양 계장은 “얼마 전 자동차세 체납자 번호판을 떼러 갔는데 번호판에 용접이 돼 있었다. 또 한 번은 자동차세 체납자가 세금을 내러 왔는데 60만원에 이르는 체납액을 동전으로 가지고 와 황당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런 황당한 일은 웃음으로 넘길 수 있지만 제일 곤혹스러운 것은 체납자들의 욕설과 협박.

양 계장은 “‘죽여버린다’는 말까지 들어봤다.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굴하지 않는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요즘 세무공무원들에게는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생겼다. 바로 대포차다. 대포차는 세금징수도 어렵고 범죄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대포차를 이용하지 말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체납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양 계장은 “당장 체납액을 납부할 여력이 없을 경우 세무과를 찾아 세무공무원과 면담을 하면 분납 등 여러 가지 체납정리 방안을 알려준다. 그러니 무조건 회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