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재미있는 식품이야기

바다의 흑진주 김

2013-05-15     경남일보
오늘날 우리 식탁에 자주 등장하는 김은 홍자색이나 흑자색을 띠기 때문에 홍조류로 분류되며 ‘해태’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동, 완도, 김해, 진도, 고흥, 부안 등의 서남해 연안이 주산지이다. 바다의 암초에 붙어서 서식하는데 길이는 14~25cm, 폭은 5~12cm 정도가 된다. 채취 시기는 11월부터 4월까지이고 겨울철에 생산되는 것이 품질이 가장 좋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55종류가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약 1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김은 인류가 먹어온 해조류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문헌상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하연(河演)이 편찬한 지리책인 ‘경상도지리’에 경남 하동에서 먹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보아 약 570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식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좋다

김은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성분인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이다. 김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쌀 단백질에 부족되기 쉬운 라이신을 비롯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김 5장의 단백질 함량은 계란 1개와 맞먹을 정도로 많다. 또한 글루탐산,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등을 함유하고 있어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데, 이 중 타우린은 체내 지질이나 콜레스테롤 대사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나 혈전증의 예방에 효과적이고, 항암효과, 당뇨병의 예방 등에 이롭다. 한때 콜레스테롤이 많은 오징어, 문어, 새우 등은 동맥경화에 좋지 않다고 하였으나, 이들 속에 들어있는 타우린이라는 아미노산은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타우린은 김 외에도 패류 등의 해산물에 많이 들어 있다.

탄수화물은 한천이 주된 성분이며, 무기질은 마그네슘, 인, 아연, 철 등이 비교적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김은 비타민류가 풍부하여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의 좋은 공급원이다. 김에 함유된 카로틴은 눈 건강에 좋고, 비타민B는 김 한 장이면 쌀밥 한공기와 비슷하므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각기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뇌졸증이나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이피에이(EPA, eicosapentaenoic acid)라는 성분이 김 한 장에 무려 30~40mg 함유돼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김에는 생리활성을 갖는 비타민 B12, B6, C 및 D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김의 특수 성분은 쌀밥과 최고의 궁합



이와 같이 김은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어서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먹거리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먹거리도 맛이 없으면 잘 먹지 않게 되는데, 다행히 김은 맛과 향이 좋다. 특히 쌀밥과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기호식품이다. 이처럼 김이 쌀밥과 궁합이 잘 맞는 이유는 특유한 향미 때문이다. 김의 향기 성분은 디메틸설파이드(dimethylsulfide), 시스틴과 같은 함황 성분이 향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글루탐산 등의 아미노산과 이노신산 등의 핵산이 김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