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암행탑승에 앞서 제도개선을

2013-05-31     경남일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회사원이나 학생들은 하루의 기분을 아침부터 망칠 때가 많다. 난폭운전에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데다 운전기사의 잔소리, 승하차 시의 위험에 시달리다 보면 시내버스 타기가 두려울 정도이다. 대중교통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진주시가 이 같은 민원을 근절하고 명랑하고 즐겁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내버스의 친절도를 재정지원금에 반영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부터 암행탑승을 통해 버스의 실내 청결, 친절도, 안전운행, 정류장 승하차 질서 등을 평가, 등급을 매겨 재정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것이다. 회사운영을 재정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대중교통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조치이다.

그러나 진주시내 대중교통의 실태를 보면 서비스 개선에 선행돼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이 많다. 시내버스 업체 간의 손님 태우기 과잉경쟁이 상존하고 있고 신호체계의 연동에도 불친절의 원인이 숨어 있다. 이 같은 불합리를 승객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내버스의 불친절은 근절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암행탑승을 일년 내내 시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속적인 교육과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친절서비스의 문제점은 대중이 자주 이용하는 영업용 택시에도 많다. 승객의 양해도 없이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따라 부르거나 승객에게 자신의 불평불만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일쑤다. 단거리 승객에게는 ‘오늘도 일보를 채우기는 틀렸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 놓는다. 신호가 연동되지 않거나 주말·주초 결혼시즌에는 길이 막혀 평소요금의 두 배에 가까운 요금을 물어야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진주시 교통체계의 문제점인 것이다.

따라서 진주시는 암행탑승을 시행하기 전에 버스와 택시기사들로부터 불친절의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강제적 친절유도보다는 자발적인 캠페인이 더 오래가고 서비스를 받는 승객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